입력 2013.06.24 13:00 | 수정 2015.02.14 06:56
[메디컬잡 2013-06-24] 궤양성대장염, 크론병 등 염증성 장질환 환우(자가면역질환 환우)는 밀가루나 인스턴트 음식, 차고 기름진 음식을 피하는 게 좋다" "먹는 음식과 상관없다" "사람에 따라 다르다" 이건 정말 정답이 없는 것 같습니다. 학설도 여러가지고요. 이 포스트 내용을 참고하시되, 자신의 몸 상태와 음식 반응을 보고 각자 알아서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 밀가루와 글루텐, 펩티드 이야기
글루텐이 다량 함유된 음식은 최종적으로 염증 유발에 한 몫 한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글루텐(gluten)은 보리, 밀 등의 곡류에 존재하는 불용성 단백질입니다. 더 쉽게 말하자면, 밀가루 특유의 쫄깃하고 찰진 식감을 만들어주는 성분입니다.
밀가루의 글루텐 성분이 사람 몸속에서 '완전히 분해되지 못하면' 펩티드라는 물질이 만들어지는데요. 인체의 면역체계는 이 펩티드라는 물질을 외부 침입자로 오인, 면역반응에 의해서 펩티드에 대한 항체를 만들게 되고 결국 조직의 손상으로 연결됩니다.(자가면역반응)
그래서 밀가루는 자가면역질환자에게는 좋지 않다고 말합니다. 글루텐은 밀에만 있는 것은 아니고, 보리에도 포함되어 있고, 호밀이나 오트밀에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 글루텐 프리 제품
글루텐이 안들어간 빵, 과자, 케익 가루 등에는 '글루텐 프리' 표시가 있습니다. 주로 수입제품들인데요. 마트에 가실때 잘 살펴보세요.^^ 하지만 글루텐 프리 제품이 무조건 건강식은 아닙니다. 오히려 글루텐 대신 들어가는 탄수화물 등의 성분으로 대사증후군 가능성이 더 높아질수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따라서 체질에 따라 글루텐 프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람도 있지만, 균형잡힌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건강에는 더 중요합니다.
아워홈에서 나오는 쌀파스타는 글루텐이 없습니다. 파스타 좋아하는 분은 한번 시식해보세요. 저희 집에서도 즐겨 먹고 있습니다.
■ 글루텐 프리, 글루텐·밀에 예민한 사람에게만 의미가 있다?
"글루텐 프리 제품은 글루텐 불내증이 있거나 밀(글루텐)에 민감한 사람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이지 염증성 장질환 자체와는 관련이 없다(?)" 네, 그렇습니다. 밀가루 혹은 글루텐이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의 원인이라거나 상태를 악화시킨다고 명확히 밝혀진 것은 아닙니다. 현대의학에서 염증성 장질환은 아직까지 원인불명이죠.
셀리악병(Celiac Disease)이라고 들어보셨나요. 몸 안에 글루텐을 처리하는 효소가 없어서 생기는 대표 질환입니다. 이런 환자에겐 글루텐 프리 식품이 예방식 또는 치료식이 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일반인들은 '글루텐 공포(?)'에 떨 필요가 없다고 의사들은 얘기합니다.
셀리악병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권에선 매우 드물다고 하네요. 과학적, 의학적으로 볼때 (이렇게 주장하는) 의사들의 말이 전혀 틀린 말이 아닙니다. 사실, 대부분의 소화기 내과 의사(염증성 장질환 전문의)들은 제약회사가 개발한 특허군 있는 약과 스테로이드 등에 의지한 치료 진행이 1차 목적이지, (직접적 발병 원인으로 밝혀지지 않은) 밀가루 음식을 피하는 것에 중심을 두고 있지 않습니다.
저는 직업상 의료인(MD)들과 소통을 자주하는 편인데요. 제가 보고 느낀 의사(MD)들은 넓은 의미에서 과학자들입니다. 직업적으로 그들은 확실한 것, 과학적(의학적)으로 입증(검증)된 것만 근거로 합니다. 요즘 일부 '쇼 닥터(show doctor)'들이 방송에서 뜬구름 잡는 소리를 합니다만 대부분의 의사들은 과학적 근거를 중시합니다. (한의사는...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그분들과도 소통을 좀 하고 싶긴한데, 기회가 잘 안주어지네요.)
그런데 말이죠. 아무리 이런 주장이 옳다하더라도 식이요법과 생활습관 개선을 무시는 것이 바람직할까요? 이거는 일반인들에게도 권장할 사항이 아닙니다. 아무거나 막 먹고 불규칙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면서 스테로이드, 아자치오프린, 항생제와 소염제, 기타 5-ASA 계열 약제(아사콜, 살로팔크, 펜타사, 콜라잘…)등 치료제에 의존하다보면 염증성 장질환은 꾸준히 악화되고 또다른 질환에 노출되거나 심한 골다공증 등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합병증이나 복합병이 생기면 상황은 더 나빠지죠.
튼튼한 장 건강한 밥상 - 대한장연구학회 지음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을 위한 요리책, "튼튼한 장, 건강한 밥상"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나옵니다.
- 책 내용 시작 -
밀가루 음식은 먹어도 되나요?
주식이나 간식으로 드시기 편리한 밀가루 음식은 사람마다 그 적응도가 다릅니다. 쌀은 불내성을 보이는 경우가 거의 없지만 밀가루 음식은 가끔씩 불내성을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장의 상태가 좋을 때는 이상이 없지만 수술 후나 염증이 심할 때는 밀가루에 대한 불내성을 보이는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평소에 밀가루 음식을 먹는데 문제가 없었던 사람은 먹어도 되지만 만일 먹고 나서 불편감이 생긴다면 쌀로 만든 음식을 먹는 것이 좋습니다. 우동, 파스타, 빵 등은 밥에 비해 열량이 많고, 쉽게 간식으로 먹을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한 경우에는 섭취를 권장합니다.
하지만 밥에 비해 밀가루 음식은 반찬을 먹지 않고 탄수화물만 섭취할 가능성이 많은 것이 단점입니다. 따라서 밀가루 음식을 먹을 때는 다양한 영양분을 골고루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여러 측면에서 도움이 됩니다.
- 책 내용 끝 -
이 답변대로라면 밀가루 음식은 (불내성을 보이는 경우에는) 조심할 필요가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먹지 말아야 할 '나쁜 음식'은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한마디로 '밀가루는 죄가 없다'는 주장이죠. 그런데 이 답변은 처음 책 내용에 포함됐던 ‘최초 답변’에 오류가 있어 다시 정정된 내용입니다.
최초 답변에서는 ‘염증성 장질환은 필요 열량이 높은 젊은 층에서 많이 발병하고, 열이나 염증으로 인해 에너지가 소비되고 궤양을 치료하는데도 에너지가 필요’ ...(중략)... ‘충분한 (고)열량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중략)... ‘밥, 죽, 떡, 우동, 파스타, 빵 등의 주식을 통해 탄수화물을 충분히 섭취해야 합니다’라고 나옵니다.
밀가루 음식을 권장하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한 '최초 답변'에 비해 '정정된 답변'은 밀가루 음식을 먹는 것에 대해 주의할 점이 추가된 것입니다. (이 책은 대한장연구학회가 지은 것인데, 아마도 전문 의료인들 간에 내부적으로 많은 이견과 토론 과정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의학적 판단과 실제 환자의 생활, 즉 밀가루 음식을 먹음으로써 발생하는 증상이나 관해유지 상황에 어떤 차이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요.
■ 밀가루 음식 왜 피해야 하나?
밀가루 음식은 글루텐이 아니더라도 대체로 소화가 잘되지 않는 음식 중 하나입니다. 밀가루 음식에는 식품첨가물이 잔뜩 들어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먹고 있는 대부분의 (밀가루)빵은 빵이 아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또 우리가 자주(?) 먹는 국수류에는 염분(소금)이 다량 들어있습니다.
이밖에 밀가루 음식은 고탄수화물 식품으로 비만을 부릅니다. 또 밀가루 가공식품인 식빵(91), 바게트빵(93), 라면(73) 등은 당지수가 높은 편이라 당뇨나 지방간이 있는 분들은 자신의 건강상태에 따라 적당히 조절할 필요가 있습니다. 몸의 상태에 따라 소화 능력이 떨어지는 궤양성대장염, 크론병 환자는 평소 섭취여부를 잘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관해기에는 아무거나 막 먹고 활동기때만 조심하면 된다?? 그게 옳은 판단인지 곰곰히 생각해볼 일입니다. )
제가 좀 민감한 건지 모르겠지만…, 밀가루 좋아하는 분(직장인)들은 점심시간에 밀가루 음식만 계속 찾는 경향이 있더라고요. 칼국수, 콩국수, 냉면, 짬뽕, 짜장, 햄버거, 빵… 밀가루 음식은 그만큼 중독성도 강합니다. "밀가루 음식 괜찮다’" 하면 직장생활하는 환우 분들, 이런 걸로 한 끼 대충 때우고 아무래도 조심을 덜하게 될겁니다. (그리고 나중에 후회하죠.)
청소년들은 어떨까요. 염증성 장질환 아이들에게 "밀가루 음식 괜찮다", "음식이 원인 아니다"고 해보세요. 학교, 혹은 학원수업 후에 배고프다고 라면, 떡볶이, 우동, 햄버거, 튀김... 아무거나 막 사먹게 될겁니다. 건강한 아이들이라도 이렇게 막 먹다보면 균형이 깨지지 않을까요.
위 책 내용에는 "밀가루 음식을 먹을 때도 다양한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하라"고 했지만 그게 현실적으로 얼마나 가능한가요? 음식점에서 냉면이나 칼국수 먹을 때 반찬이 한식처럼 골고루 나오나요? 밀가루 음식이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되도록 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겠다'는 마음가짐은 우리 환우들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네이버 지식인 등에 나오는 전문의(의사) 답변이나 경험자들에 따르면 '밀가루 괜찮다'는 답변 보다는 밀가루 음식은 가급적 피하라는 의견이 눈에 더 많이 띕니다. 의학적 지식, 과학적 증명과는 별개로 환우들이 직접 경험해보면 나쁘다는 것을 몸으로 압니다. 정~ 빵이 먹고 싶을 때는 통밀이나 호밀빵을, 딱딱한 빵보다는 부드러운 빵을 간식으로 조금씩 먹어보라는 의견도 있더군요.
글쎄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희집 근처인 창동 하나로마트(농협 하나로클럽 창동점)에 가면 지하에 '순 쌀빵' 가게가 있는데요. '100% 쌀로 만든 빵'이라고 선전하지만 여기에도 약간의 글루텐이 들어간다고 합니다.(제가 물어봤지요.)
하지만 방부제 들어간 수입 밀가루 빵보다는 이런 순 쌀빵을 권하고 싶어요. 소화도 잘되고 맛도 좋은 편입니다. 적어도 저희 식구는 아무런 문제 없이 사먹고 있습니다. 물론, 저희 가족이 밀가루 성분을 완전히 끊고 지내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 학교 급식으로 밀가루가 섞인 반찬(어묵 등)이 나오면 그 정도는 먹으라고 합니다. 수험생이 이런 것까지 신경쓰면 스트레스가 장난 아니죠.
그러나 급식으로 스파게티가 나오면 그때는 한솥도시락 같은 것을 사먹습니다. 또 주말 외식으로 뷔페 식당에라도 가면, 그때는 밀가루 음식을 (많이는 아니고) 조금 섭취하기도 합니다. 평소 잘 참았던 자기 자신에게 상을 주는 식으로요. 그래도 그동안 인스턴트 식품과 밀가루 음식에 길들여졌던 것에 비하면 정말 안먹는 편입니다.
하나로클럽 창동점 지하에 순쌀빵 가게가 있었습니다. 2017년 초에 가보니까 아쉽게도 문을 닫는 것 같더군요.
아무튼, 염증성 장질환이 아직은 원인불명이니 정답은 없고 본인이 느끼고 반응하는 자신의 몸 상태가 제일 중요한 거 잊지 말아주세요. 아~! "일본 히로시마 스카이클리닉의 '칸포'가 몸에 잘 받으면 음식을 전혀 가리지 않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환우도 많습니다. 칸포에 대해서는 아래 '블로그내 관련자료 모음'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블로그내 관련자료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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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개인적으로 참고하기 위해 정리한 자료들입니다. 이 자료에 의존하여 자신의 건강 상태를 판단하거나, 치료하려 하지 마십시오. 위 내용상의 오류, 그 내용을 신뢰하여 취해진 조치에 대하여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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