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치제가 없다고요? 감기도 완치제 없죠"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등 염증성 장질환은 난치 질환이지만, 병을 제대로 알고 잘 다스리면 얼마든지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 학교생활, 취업, 결혼…행복한 인생을 꿈꾼다면 무엇보다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한다. 그리고 질병에 대해 많이 알아야 한다.
아래 자료는 유명 대학병원 염증성 장질환 전문의와 나눈 사적 대화를 '거칠게' 정리한 것이다. 여기 나온 내용은 염증성 장질환 치료에 관한 의료계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는 점을 밝힌다. 절대적인 것이 아니니 참고만 하기 바란다.[글쓴이 주]
■ 청대 OR 칸포 관련
현대의학을 공부한 의사(MD)로서 청대나 칸포 치료를 권장할 수 없다. 과학적, 의학적으로 검증이 덜됐기 때문이다. "청대나 칸포의 효능에 관한 논문이 있다"고 주장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렇다하더라도 현대 의학의 '염증성 장질환 치료제들'에 비하면 논문 수(數)도 턱 없이 부족하고 질적 수준도 낮은 편이다.
내 환자 중에도 "청대를 먹고 좋아졌다"고 말하는 환자가 있는데, 그렇다면 알아서 판단하라고 했다. 그 환자는 현대 의학으로 치료가 잘 안되고 마지막 대안으로 수술을 고민하는 상황이었다. 물론 그 책임은 전적으로 환자 본인의 몫이다.
하지만 양약으로 관해유지가 되고 있는 사람이라면 청대나 칸포는 좀더 검증과정을 지켜보고 난 후에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서양의학에서는 많은 치료제가 상품화됐다가 몇 년 뒤에 예기치 못한 부작용으로 시장에서 사라지곤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한약은 절대 못먹지 싶다.)
청대나 칸포의 부작용을 누가 알 수 있나. 다만, 청대나 칸포가 새로운 치료제 개발의 단초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한다. 알수 없는 일. 의사(MD)는 과학자(에 가깝)다. 의학적으로 검증된 치료방법만 환자에게 권할 수 있다.(반면, 한의사는 자기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며 치료를 하는 쪽에 가깝다. 어느 쪽이 정답이라고 말하기 어려움)
■ 베돌리주맙(엔티비오)
레미케이드의 경우 UC(궤양성 대장염)보다 CD(크론병) 치료에 적응률이 훨씬 좋은 것 같다. (물론, UC환우도 레미케이드가 잘듣는 사람은 잘듣는다. 그런데 반응이 없거나..혹은 반응이 있다가도 치료효과가 줄어드는 경우가 크론병보다는 많은 것 같다.)
반면 베돌리주맙은 아직 국내 임상실험단계이지만 크론보다 UC환우에게 더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이런 것은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미리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 치료해봐야 안다.
베돌리주맙은 지금까지의 방법으로 치료가 되지 않던 UC환우들에게는 좋은 소식이다. (국내에서는 2~3년 뒤에나 사용 가능할 것으로 예측, 특히 레미가 듣지 않는 환우들....) 환우단체가 힘이 있으면 이런 신약들에 대한 보험 적용 등이 빨리 이루어질 수 있다.
베돌리주맙이 레미에 비해 더 좋은 치료제라는 개념이 아니다. 다른 치료 방법(옵션)이 생겼다는 것. 레미케이드나 휴미라는 종양괴사인자(TNF-α)를 차단하여 염증을 호전시키는 효과를 나타낸다. 반면 베돌리주맙은 소화관에서 α4β7 인테그린(integrin)에 특이적으로 결합해 그 작용을 저해하는 腸 선택적 휴먼 모노클로날(인간화) 항체 약물이다.
베돌리주맙은 코르티코스테로이드(스테로이드), 면역조절제 및 종양괴사인자-α(TNF-α) 길항제등 최소한 1종 이상의 기존 치료제들로 증상개선에 실패했던 환자들을 대상으로... 45%전후 임상적 완치(관해 도달)
■ 5-ASA 계열 약제들(ex. 아사콜, 펜타사, 살로팔크 등등....)
이 약들은 일반약처럼 혈액속으로 들어가서 병을 치료하는 개념이 아니고 (소장이나) 대장까지 전달되서 (주된) 치료를 하는 것이다. 장에 효과적으로 전달되게 하려면 알약이든 과립이든 씹어서 먹으면 안된다. 물론, 경구 복용시 약 성분이 일부 혈액 속으로 들어 갈 수 있으나 치료(효과) 관점에서는 논외로 함. 따라서 하행결장, 직장 쪽에 주된 병변이 있는 UC환우는 기본적으로 관장(혹은 좌약)이 치료효과도 좋고 '관해유지'에도 도움이 된다. 전대장 UC의 경우 먹는 것과 관장을 동시에... 관장의 가장 큰 문제는 생활의 불편, 삶의 질 저하 (누가 관장을 원하는가...)
청대나 칸포도 이와 비슷한 개념의 치료방법이라면 관장이 관해 유도 및 유지에 도움이 될 것이나 청대(칸포)에 대해 아는 바 없기 때문에 의사로서 공식적으론 말할 수 없다. (칸포도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관해유도, 유지, 치료하는 것이라고 일본 스카이클리닉 원장 주장.)
■ 면역억제제(면역조절제) | 아자치오프린(아자프린)
아자치오프린의 부작용은 대부분 초기단계(수개월 이내)에 나타난다. 초기에 큰 부작용이 없는 사람은 이 약을 체중에 맞게 장기적으로 쓰면서 UC의 관해를 유지할 수 있다. (드물지만 림프종암 등 관찰적 시점에서 주기적 혈액검사는 필수)
문제는 부작용이 나타나는 사람이다. 특히 백혈구 수치가 급격히 감소하는 경우인데, 3천 이하로 떨어지면 다른 질병에 감염우려가 커진다. 의사로서 고민스러운 부분... 면역억제제(조절제)를 복용하고 있는 경우, 독감예방주사와 폐렴주사를 필히 맞을 것.
■ 장내세균과 프로바이오틱스
UC의 발병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그래서 완치제를 개발하기가 힘들다. 그런데 과학자, 의학자들은 (어떤 원인인지는 모르지만) 염증성 장질환자의 장내 세균총에 심한 불균형이 발생하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장내 세균총의 밸런스를 맞춰주는 것이 발현된 uc증상을 없애는데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vsl#3는 UC의 관해유지, 관해유도에 도움이 된다고 검증된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이다. 하지만, 치료제는 아니다. (일부 국가에선 UC의 보조치료제로 보험 혜택을 줌) 어떤 사람들은 효과를 보고 있지만, 어떤 사람들은 전혀 반응이 없으며, 어떤 사람에게는 설사를 유발하기도 하기 때문에 본인에게 맞는지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장내세균 정상화라는 측면에서 이 제품이 아니더라도 자신에게 맞는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를 찾는 것은 의미가 있겠다. (브이에스엘 말고 ‘유타플로’라는 제품이 있다고 했는데, 인터넷에 찾아보니 관련 자료가 없음. 선옥환이든 뭐든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는 것은 각자의 몫. 하지만 유산균이 자기에게 맞지 않으면 굳이 먹을 필요 없음.)
■ 기타
- UC와 크론은 증상이 비슷하고 같은 약을 쓰고 있지만, 원인이 전혀 다른 병일지도 모른다. (모른다, 모른다...)
- 병의 원인을 모르니 어떤 음식이 누구에게 문제를 일으킬지 본인만이 알수 있다. 그래서 간단하게 라도 식사일지(메모)가 필요하다. 대부분은 귀찮고 바빠서 안하지만... 어떤 음식이 자신에게 문제를 일으키는지 정도는 알아 둘 것...
- 스테로이드 부작용에 대해서는 따로 얘기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 생략.
- 이게 정답이다...하는 것은 없다. 효과를 본 사람들은 그 방법이 좋다고 말하고 효과를 못 본 사람들은 그 방법은 별로다 라고 말한다. 칸포나 유산균이나 다른 건강기능식품들도 마찬가지다. 자가면역질환? 어떤 치료든 자기 몸이 반응하면 그게 정답이다. 그래서 어렵다.
- 설탕 대신 올리고당? http://blog.daum.net/sonjinkyu/491
- 단백질 보충, 영양보충 음료: 뉴케어, 그린비아, 모노웰, 엔커버
- 칼슘, 비타민 D, K , 엽산, Zinc(아연)
- 지방섭취량 줄인다.
- 골고루.....식사를 거르지 않는다. 규칙적인 생활이 필수.
■ 염증성 장질환과 감기
감기나 두통 또는 관절염 치료에 흔히 쓰이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NSAIDs, 아스피린이나 이부프로펜 계열 약물)는 염증성 장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급할 때는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 계열 약물) 복용.
염증성 장질환자라고 감기약을 못먹을 이유는 없습니다. 동네 내과 선생님께 잘 말씀드려서 기침약, 콧물약, 가래삭히는약 등 다 사용가능합니다. 다만 소염진통제는 질병을 악화시킬 수도 있는데, 가장 안전한 약이 타이레놀입니다. 그래서 소염진통제만 타이레놀로 해달라고 말씀하세요.
참고로 항생제 투여를 못할 이유는 없지만 항생제 유발성 설사가 부작용으로 나타나면 (간혹) 병이 악화될 수도 있습니다. 꼭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하도록 하세요. 감기를 참는다? 빨리 동네병원가서 약 처방 받으시기 바랍니다. 소염진통제만 주의하면 별 문제 없습니다. 더 자세한 정보는 ☞ 감기약 처방시 주의할 점
염증성 장질환 환자가 지켜야 하는 10가지 생활 수칙 /사진=튼튼한 장, 건강한 밥상 (대한장연구학회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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