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취업] 문과 취업 헬인가요? 문과 가면 정말 안되나요?

[직업, 취업] 문과 취업 헬인가요? 문과 가면 정말 안되나요? /사진=건설워커

“어느 무인도에 공대생, 의대생, 자연대생, 인문대생이 표류했다. 공대생은 불을 피우고 도구를 만들었으며, 의대생은 약초를 캐오고 사람들을 치료했고, 자연대생은 먹을 수 있는 식물을 채집했고, 인문대생은 고기가 되었다.” 자신의 전공을 살리지 못하는 인문계 학생들의 현실을 꼬집는 풍자글이 SNS를 타고 널리 퍼졌다.

‘인구론’(인문계 졸업생 90%가 논다), ‘문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 ‘죄상(商)합니다(상경계라서 죄송합니다)’라는 표현도 유행어가 되었다. 인문계열, 상경계열 전공자들의 힘든 취업 상황을 나타내는 표현들이다.

글. 유종현 건설워커 대표 / 입력 2016.05.09 11:56 | 최종수정 2017.11.04 12:14

문과(인문사회계열 학과)는 이과(이공계 학과)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업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어떤 기업이든 관리직, 사무직은 소수만 필요하고 기술직, 생산직, 연구직, 전문직 등이 훨씬 더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문과 출신들이 '전공을 살려서' 기업에서 할 수 있는 직무는 이과에 비해 제한적이다.

하지만 취업에서 이과가 더 유리하다고 해서 적성을 무시하고 ‘무조건’ 이과를 선택하는 것은 오히려 학생 자신에게 불리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는 게 좋다. 당장은 힘들더라도 적성에 맞는 선택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그 다음 전공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취업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어떤 일을 하고 싶고 왜 하고 싶은지를 스스로 묻는 게 중요하다.

특히, 젊은 세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일자리에 주목해야 한다.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으로 이뤄지는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로봇기술,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차세대 산업혁명을 말한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키워드는 융합과 연결이다. 

4차산업혁명은 차세대 일자리를 대폭적으로 바꿀 뿐 아니라 우리들 자신을 통째로 바꿀 것이다. 인문학은 과학기술을 이해하는 쪽으로 커리큘럼이 바뀌고 있으며, 과학기술 쪽도 인간의 심리나 정서를 이해하려는 학문적 노력을 하고 있다. 그야말로 융복합적인 사고가 중요한 시대가 오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문과와 이과로 '칼같이' 구분하는 시대가 아니다. IT 감각만 있다면 문과 계열 출신자도 글로벌 정보기술기업에 취업하여 IT전문가가 될 수 있다. 반대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하지 않는다면 문과 출신자들에게는 기회의 문이 더욱 좁아질 수도 있다.

문과 전공자가 취업에서 불리한 것은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인공지능과 데이터 중심 사회가 되면 인문학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윌리엄 애덤스 미국 인문학기금 이사장은 "과학기술이 발달할수록 인간과 세상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는 인문학의 가치가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미래학자들은 "한 개인이 평생에 직업을 대여섯 번 이상 바꿔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환경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인재'를 요구한다. 문과와 이과를 나눠서 공부하는 시대는 끝이 나고 있다. 직업적 관점에서 볼때, 문과와 이과 선택을 고민할 게 아니라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가 되어야 한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누구든 인생의 방향이 바뀌는 선택과 경험을 수없이 반복하게 된다. 과연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 설령 나중에 다른 길을 가게 되더라도, 일단 결정을 했으면 자신의 판단을 믿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라. 어떤 선택이든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인생에 대한 예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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