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서점 '책탑 광고' 아시나요?
글. 유종현 건설워커 대표
네이버, 다음(Daum), 네이트 등 포털에서 특정 검색어를 입력했을 때 상단 노출되는 검색결과가 '키워드 광고'라는 건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지만, 대형서점 곳곳에 탑처럼 쌓아놓은 책들이 광고비 내고 자리 잡은 것이라는 사실은 모르는(인지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교보문고, 영풍문고, 서울문고 등 대형서점의 출입문이나 통로, 베스트셀러 코너, 계산대(근처)…이런 곳에 보면 똑같은 책들이 수십 권씩 무더기로 쌓여있다. 방문객들은 “요즘 잘 나가는 책인가보다”라고 생각하겠지만, 대부분 광고비(광고료)를 내고 자리를 잡은 것들이다. 일부 진열대도 돈을 받고 자리를 판다고 한다.
"대형서점에서 한권의 책을 두세줄로 나란히 쌓아놓으면 잘 팔려서 그러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50만원을 줘야 그렇게 노출해 준단다." [한국사업정보개발원 이형석 원장의 페이스북 글 中에서]
그 밑의 댓글이 더 놀랍다. "50만원대(부가세 별도)는 정말 기본 가격입니다. 두 세줄짜리는 더 비쌀걸요. 단독 매대는 월 600만원이 넘는 것도 있답니다. 인터넷 서점은 주당 광고인데 월로 따지면 노출비가 더 비싸죠."
'인터넷 서점이면... 온라인 서점?' 그렇다. 주요 온라인 서점들은 '기대 신간' '급상승 베스트' 'IT'S BEST' '화제의 책' 등의 신간 소개 코너를 운영하면서, 책 한 권당 일주일에 50만~250만원의 광고비를 받고 책을 소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광고비를 받고 신간을 소개한 예스24, 인터파크, 교보문고, 알라딘 등 4개 대형 온라인 서점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태료 총 2500만원을 부과했다"고 (11월12일) 발표했다. 독자 속인 죄.... (교보문고 측은 "공정위 조사가 시작된 후 해당 코너를 모두 삭제, 시정했다"고 해명했지만, 새로운 변종, 위장광고가 나올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어쩜, 문화산업까지 쩝…" "대형서점들이 가난한(?) 출판사에 자릿세를 받아?" 심하게 말해 '속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취업사이트를 운영하는 내 입장에서 볼 때는 충분히 납득하고 공감이 가는 일이다. 취업사이트도 결국은 광고가 주된 수익사업 아닌가. 작은 회사라도 큰 비용을 들이면 얼마든지 큰 광고를 낼 수 있는 것이다.
다음에 대형서점에 갈 때는 '책탑 광고'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다는 욕구마저 생긴다. 애니웨이, 책탑 광고에 대한 논란을 떠나서 그런 사실을 알고 대형서점에 가면 느낌이 다를 수밖에 없다. "이게 왜 베스트셀러지?" → "이 책은 내용이 별로인데, 쓸데없이 광고비를 많이 쓰는 군~!"
#책탑광고 #온라인서점 #대형서점 #문고 #신간안내
■ 관련기사 소개
대형 서점 복도 정중앙에 ‘책탑’ 쌓으려면… 한달에 6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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