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건설 고용시장 진단 - 유종현 건설워커 사장
최근 발표되고 있는 산업부문별 고용전망을 보면 건설업종의 고용 전망이 희망적인 것으로 나오고 있다. 지난 1월 한국고용정보원의 ‘2010 노동시장 전망’에 따르면 주택수요 증가와 공공주택 확대, 뉴타운 중심으로 민간 부문 재개발 활성화 등 민간 건설 수요 확대로 인해 올해 건설업 취업자가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그렇다면 건설업의 고용 사정이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적 전망에 대해 채용시장 일선의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건설취업포털 건설워커(www.worker.co.kr)의 유종현 사장은 건설업 고용시장과 관련해 “최악의 국면은 지났지만 완전한 회복까지는 여전히 험난한 기로에 있다”고 말했다.
유 사장을 통해 설연휴 이후 국내 건설채용시장의 전망을 짚어본다.
- 건설업의 올해 고용사정이 다른 업종에 비해 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 업계에서는 어떻게 전망하고 있나.
:: 건설경기는 토목과 해외부문을 중심으로 건설사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지만, 국내 주택 등 민간부문의 경기가 완전히 돌아서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회복을 논하기는 이르다는 생각이다. 두바이 쇼크에서 볼 수 있듯이 세계 경제를 패닉상태로 몰고 갈 위험성도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특히 중견 건설사이하 중소 건설사 중 상당수가 현재 자금난에 봉착,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신규인력 채용은커녕 기존 직원에 대한 구조조정에도 벅찬 상황이다.
- 해외 건설의 경우 실제로 전문인력 채용이 활발한가?
:: 국내 건설기업들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491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업계는 올해도 세계 각국의 인프라 개발 붐과 고유가에 힘입어 수주액이 6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해외 건설수주의 경우 아랍에미리트(UAE) 원전(원자력발전)사업처럼 대형 플랜트(PLANT) 공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기계, 배관, 전기, 계장, 화공, 공정 등 플랜트 전문인력의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한달간 해외분야 채용공고 등록건수는 240건 정도로 전년동기(월 150건)대비 60%의 증가세를 보였다.
- 해외 건설인력의 미스매치(Mismatch) 현상에 대해 설명해 달라.
:: 해외에 진출한 국내 건설사들은 해외 현장에서 즉시 근무가 가능하고 의사소통이 되는 기술자를 원하고 있지만 이에 적합한 전문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더군다나 기술인력들이 해외 건설현장을 상대적으로 기피하는 특이한 경향도 눈에 띈다. 과거에는 해외 현장의 급여가 국내 근무에 비해 2~3배 정도 높은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큰 차이가 없다보니 매력을 못 느끼는 것이다.
- 해외 건설인력 수급 불균형의 해소방안은.
:: 해외건설 전문인력을 꾸준히 양성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정부차원의 지원과 각종 교육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 기술인력DB(데이터베이스)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으로 해외 건설인력을 다루는 관계기관들의 공조와 협력체계를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 건설워커는 그동안 많은 기관들과 건설구인구직 활성화를 위한 MOU를 체결해왔다. 이제부터 각 기관들을 하나로 묶는 허브(HUB) 역할을 담당해 나갈 계획이다.
- 국내에서도 수급불균형으로 인한 구인구직난이 심각하다는데.
:: 대학이 배출한 인력과 건설고용시장이 요구하는 인력의 질적 불균형이 심각한 상황이다. 우수한 사람은 많은데 정작 쓸 사람은 없다는 게 기업들의 애로사항인 것 같다. 이런 환경은 건설기업들의 경력직 선호현상을 초래하고 있으며, 직무경험이 없는 신규 엔지니어들의 취업난이 가중되는 결과를 자초하고 있다. 대학은 차별성 없는 백화점식 학과운영과 이론위주의 경직적인 교육시스템에서 벗어나야 한다.
- 기술인력 수급의 미스매치를 개선하려면.
:: 공급자 중심의 대학교육시스템을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인재양성 시스템으로 개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산학협력을 통해 시장의 특성에 맞는 인력수요를 분석하고, 각종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맞춤형’ 기술·기능인력을 공급해야 한다. 또한 건설기술인력의 신규배출을 적정한 수준으로 묶어 놓으면서 투자확대, 해외현장 진출, IT(건설+IT융합)분야 취업확대 등으로 신규 수요를 창출할 필요가 있다.
-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해법은.
:: 청년실업 해소의 궁극적인 해법은 ‘일자리 만들기’에 있다. 아무리 열심히 실력을 쌓아도 취업할 곳이 없다는 게 문제 아닌가. 결국 전 사회가 합심해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줘야 한다. 정부는 청년실업 해소를 경제위기 극복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 재원과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기업들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청년들의 신규 고용에 앞장서야 한다. 아울러 노동시장의 유연성도 제고가 필요하다. 노동 과보호 및 시장 경직성은 기득권 계층에게는 좋지만 아직 시장에 진입하지 못한 젊은이들한텐 지나치게 불리하다. 청년들도 현실적인 목표에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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